2025년 10월 15일, 한 예비맘의 기록
저는 뭐든지 계획하고, 리스트를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해야 직성이 풀리는 ‘계획형 엄마’입니다. 그래서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온갖 육아 서적을 섭렵하고 모든 임신 관련 앱을 다운로드했죠. 하지만 그런 저조차도 임신 후반기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안감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아기가 조금이라도 조용해지면, 머릿속은 온갖 걱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괜찮은 걸까?’, ‘그냥 자는 거겠지?’, ‘병원에 전화해봐야 하나?’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태동 검사를 권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머릿속으로만 세어보려 했지만, 금세 몇 번이었는지, 언제부터 셌는지 잊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이건 뭐, 스트레스만 더 쌓이더라고요. 바로 그때, 이 태동 카운터 앱을 만났고, 제 임신 생활은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막연했던 불안감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어요. 눈에 보이지 않던 아기의 상태를 ‘데이터’라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기를 얻은 셈이죠.”
매일 저녁 식사 후, 남편과 소파에 앉아 ‘태동 카운팅 타임’을 갖는 것이 새로운 일과가 되었습니다. 남편은 제 배에 손을 얹고, 저는 앱을 열어 타이머를 시작했죠. 이 시간은 우리 부부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교감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앱은 금세 우리 아기의 고유한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저희 아기는 ‘저녁형 아기’인지, 10번의 태동을 느끼기까지 보통 12분에서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매일같이 쌓이는 데이터를 보며, 앱의 그래프가 ‘오늘도 평소와 같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화요일, 평소 같으면 한창 활발할 시간인데 배 속이 유난히 조용했습니다. 앱으로 측정을 시작했지만 15분, 30분, 45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심장은 쿵쾅거렸지만, 패닉에 빠지진 않았습니다. 제게는 ‘계획’이 있었으니까요. 시원한 주스를 한 잔 마시고, 왼쪽으로 누워 다시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30분이 더 지나도 느껴진 것은 고작 세 번의 미미한 움직임뿐이었습니다.
몇 주간 쌓인 데이터 덕분에, 저는 이것이 ‘평소와 다른’ 중요한 변화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망설임 없이 병원 응급실에 전화했습니다. 더 이상 “아기가 덜 움직이는 것 같아요” 같은 모호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한 시간 반 동안 태동이 세 번밖에 느껴지지 않아요. 평소에는 20분 안에 10번은 움직였는데 말이죠.”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태동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아주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 모두 “정말 잘 오셨어요.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정확하고 빠른 판단이에요.”라며 칭찬해주셨습니다. 모니터를 통해 들려오는 아기의 힘찬 심장 소리를 들었을 때의 그 안도감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그날 이후, 태동 검사는 제게 단순한 숙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기와 저를 잇는 소중한 대화이자, 불안감을 이겨내는 가장 든든한 아군이었습니다. 이 앱은 제게 제 자신의 몸을 돌보는 일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힘을 주었고, 그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면책 조항: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담이며,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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